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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공격이 순조롭다면 당신은 매복작전에 걸린 것이다.
푸슉!
바람이 빠진 듯한 맥 없는 신음소리가 의외로 매서운 기세로 공기를 갈랐다.
힘없이 대지에 고꾸라지는 생명을 피부로 느끼며, 에이미는 인상을 쓴 얼굴을 반대로 돌렸다.
께름칙한 뒷맛이 입가를 맴돈다.
전쟁에 참가한 지 어언 몇 개월이던가.
예상과는 달리 그 동안 치렀던 크고 작은 전투 경험도 그녀를 무신경하게 만들지 못했다.
시체를 보는 것도, 만드는 것도 항상 일말의 망설임이 발을 붙든다.
어차피 결국 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한 순간 주저하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공격 주문으로 날려버린다거나 검을 찔러넣어 숨통을 끊는 데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참수하는 것만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어미가 받은 수모를 자식이 갚는 것이 당연한 이치거늘, 어머니의 원수들을 처단하는데 어째서 주저하는지 에이미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본인의 의지가 약한 것이라며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다.
"잘했어."
한 병사가 얼굴 가득 미소를 피워올리며 에이미의 어깨를 툭 쳤다.
에이미는 아무 말 없이 그 손을 쳐내며, 자신이 모시는 군주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귀환하자는 의미의 수신호를 보였다.
이야기는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까만 베일이 드리워진 칙칙한 숲 속에서 이따금 날이 선 쇳덩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초목에 둘러싸인 널찍한 공터에서 한 다스의 전사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검과 검이 마주칠 때마다 태어난 작은 불꽃은 환한 미소 한 번 피워보지도 못한 채 공기 속에 사그라들었고, 검을 맞대느라 잠시 움직임이 봉인된 적을 노리고 공격 주문이 꽃을 피운다.
싸움터 주변에는 서서히 작은 싸움의 상처들이 또아리를 틀고 쌕쌕거리는 울음소리를 내고, 목숨을 건 내기에서 패배한 시체들은 그저 단단한 유기물로 전락해 적과 아군의 발목을 잡는다.
채앵!
에이미는 입가에 미소를 띄고 날아드는 검을 여유롭게 막으며 작은 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상대의 역량이 높다면 꿈도 못 꿀 일이었지만, 다행히도 지금 에이미가 상대하고 있는 적은 그녀의 실력으로도 이럭저럭 조리할 수 있는 상대였다.
"젠장...! 죽어, 죽으라고!"
에이미의 여유로운 칼놀림을 간신히 받아치며 상대는 빠득 하고 이를 갈았다.
실핏줄을 뚫고 나온 붉은 피는 진녹색 피부를 타고 흘러, 이미 반쯤 너덜너덜해진 상의에 내려앉았다.
나는 여기서 죽는다.
에이미의 검을 받아치며 그는 곧 닥칠 자신의 운명을 절감했다.
자신이 휘두르는 검에는 진즉에 예리함이 사라져 있었고, 불과 몇 분 전 저 빌어먹을 인간 계집이 후벼판 옆구리에서 떨어지는 피는 바짓단을 먹어치우고도 모자라 대지에 파고들어 비릿한 웅덩이를 파냈다.
그에 비해 저 계집은 팔다리를 좀먹은 작은 상처 몇 개 뿐. 치명상과느ㅜㄴ 거리가 멀고 내버려두면 자연히 나을 상처들 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의 차이.
그래도 순순히 죽어줄 수는 없다. 그에게는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에이미가 검을 내지르는 타이밍을 계산하여 그녀가 양손을 위로 들어올려 검을 치켜든 순간, 겨우 뒤로 물러서 자세를 취하고 힘있는 말을 내뱉었다.
"하늘의 분노!"
공기에 떠도는 정전기를 끌어모아 증폭하여 상대에게 징벌의 번개를 내리는 주문이다. 대 개인용으로 북수의 적들과 싸울 때는 적합치 않지만 대신 위력은 보장할 ㅜㅅ 있었다.
게다가 마법을 쓰기 위해서 반드시 주문을 구성하는 언어를 읊어야 하는 인간과는 달리 마족은 별도의 준비 없이도 주문 발동이 가능했다. 주문을 외우는 낌새도 없이 갑자기 집어던진 마법이라면 저 빌어먹을 건방진 계집도 직방으로 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주문을 던진 순간 에이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는 것을 알았을까?
마치 그렇게 나올 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에이미는 씩 웃은 뒤 치켜들었던 검을 그대로 공중으로 집어던졌다.
"룬 플레이어!"
그와 동시에 에이미는 외웠던 주문을 자신의 뒤 - 리제와 한창 칼을 맞대며 으르렁거리는 적에게 던졌다.
"큭...!"
겨우 상황을 파악한 적이 어기적 몸을 움직여 피해 내지만 태세는 흐트러졌고-
그 기회를 잡아낸 리제는 힘을 실은 일격으로 적을 베어넘겼다.
콰지지지지직!
기껏 불러낸 번개가 검의 도신에 먹혀 일그러진 비명을 질렀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반회전하며 떨어지는 검을 잡아낸 에이미는 전세를 휘저을 카드가 될지도 모른다고 여기며 던진 주문이 허무하게 막혀 아주 잠시 넋을 잃은 마족의 배를 순식간에 베어넘겼다.
데지에 눕는 소리를 등으로 들으면서 그녀는 있을지 모르는 기습을 경계하며 다른 동료와 싸우는 적을 향해 달렸다.
"얼음 탄환!"
에이미는 자신의 등 뒤에 두고 눈 앞의 인간과 칼을 맞대는 마족을 향해 달리면서 외워둔 주문을 날렸다.
눈 앞의 인간과 싸우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던 마족에게 주문은 제대로 발동했다. 조목 위로 떠오른 얼음 구체가 쪼개지며 날카롭게 갈린 촉이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갔다!
"우와아아아앗!"
목숨을 걸고 상대의 숨통을 끊으려던 전사들은 별안간 날아든 거대한 고드름을 피해 우왕좌왕했다.
적은 물론이고 아군의 비명소리까지 들은 뒤에야 에이미는 방금 던진 주문이 단체용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적이 널찍한 공간에 한데 모여 있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아군과 뒤엉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급적 피해야 할 주문이었지만-
어쩐지 당시의 기세에 눌려 주문을 외워버리고 만 것이다.
"야! 너 우리들까지 죽일 셈이냐?!"
검을 희생시켜 날아드는 날카로운 얼음을 저지한 한 병사가 그녀에게 욕을 퍼부었다.
뭐라고 한 마디 대꾸해 주고 싶었지만, 에이미는 이미 다음 주문을 외우며 뛰어나가고 있었다.
실수를 했다면 만회해야 하는 법. 얼어붙은 대지에 발이 묶인 마족 하나를 베어버린 뒤, 에이미는 힘 있는 말을 외쳤다.
"바서커 하울링!"
주문을 외우자 그녀의 손목에 채워진 마법석과 검의 자루에 박힌 오망성의 결계가 동시에 빛을 발했다.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공기를 가르며 아직까지 살아 있는 적들을 향해 내달렸다.
"크아아아악!"
다음 순간, 마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거꾸러졌다.
팔다리에 상처를 낸 비교적 온건한 녀석이 있는가 하면, 가슴이나 배, 목 득을 베어넘긴 강경한 녀석도 있었다.
에이미의 공격주문은 자신들 쪽으로 천천히 기울던 여신의 미소를 완전히 자신의 쪽으로 돌려놓았다.
동료들을 잃고 패닉에 빠진 잔당들을 정리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 해치웠나?"
자신과 동료들에게 반항하는 무리가 없음을 확인한 병사가 검을 거두며 말했다.
"글쎼,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에이미는 일부러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아까 자신이 베어 쓰러뜨린 적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움직이지 못 하는 녀석이라 적당히 베어버렸는데, 아무래도 힘을 너무 줄인 것 강았다.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면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적을 보며 에이미는 쯧쯧 혀를 찼다.
어차피 죽을 거, 얼른 쓰러져 잠이나 잘 것이지 왜 굳이 마지막 발악을 하려고 하는지.
그냥 여기서 숨통을 완전히 끊을지, 대충이라도 치료해서 성에 넘길지를 고심하며 적에게 다가가던 에이미는 군용 부츠에 착 감기는 금속음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
"이게 뭐야?"
그녀는 작게 투덜거리며 무심코 밟아버린 작은 펜던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대지 마! 그거 손 대면 죽여버리겠어!"
아직 숨통이 붕어 있는 마족이 저주를 퍼부었다. 에이미는 그를 무시한 채 펜던트를 집어들어 내용물을 열었다.
"호오..."
그 안을 차지한 것은 한 여자의 초상화였다.
남자의 칙칙한 그것과는 딴판인 베이지 색 피부, 호수 속에 담갔다 빼낸 듯한 푸른 눈동자, 달빛인지 별빛인지 모를 길다란 머리카라그 수수하지만 품위 있는 차림새.
목에 걸고 다닐 만큼 소중히 여기는 거라면 아마 연인이나 배우자가 틀림없을 것이다.
이 여자가 놈이 그토록 살려고 발버둥쳤던 원인인가. 나 참, 추잡스런 자식들.
마음 속으로 혐오스런 감상을 내던지면서 에이미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펜던트의 주인을 향해 비웃음을 흘리며, 들고 있던 펜던트를 땅에 내던지고 보란 듯이 그것을 짓밟았다.
딱히 싸이코라서 그런 건 아니다. 이런 녀석들 때문에 나는 어머니를 잃었는데 이런 염장 지르는 물건을 보고도 의연히 행동하라는 게 무리한 요구다.
"야, 잠깐만."
이 놈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병사가 잔뜩 찌푸린 얼굴을 들고 에이미에게 다가왔다.
"저걸 어떻게 처리하는지보다 먼저 따질 게 있는데... 너 이녀석. 동료들이 잔뜩 있는 데서 그런 주문을 날리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뭐 문제 있습니까?"
에이미는 대체 뭐가 문제냐는 듯한 투로 그의 말에 대꾸했다. 병사는 그 말에 더욱 열을 받았는지, 얼굴을 붉으락 푸르락 물들이며 언성을 높였다.
"뭐가 문제냐고? 이런 멍청한 자식. 동료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에 범위가 넓은 공격주문을 퍼붓는 저의를 묻고 있는 거란 말이다!"
"결과도 좋았고, 부상자도 없었으니 별로 상관 없는 것 같지 말입니다."
"뭣...?! 넌 지금 그걸 말이라고...!"
무심한 투로 툭 내뱉는 에이미의 태도에 더욱 뚜껑이 열렸는지 병사는 뒷목을 잡으며 짧은 비명을 흘렸다.
"그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그렇다면 좋다. 왕자님 앞에서도 어디 그렇게 나올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상대가 사과는커녕 잘못했다는 자각조차 없다는 반응을 보인 탓에 잔뜩 열을 받아 씩씩대던 병사는 잠시 후 득의양양한 미소를 떠올리며 깐죽거렸다.
-뭔가 했더니 고작 일러바친다는 얘기였냐. 남자가 쪼잔하게...
끝없는 유치함에 에이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동료들을 둘러보았다. 여차하면 그들에게 호소하여 자신을 두둔하게 할 생각이었지만...
어쩐지 동료들은 일러바치겠다고 한 병사와 비슷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
에이미는 입을 다물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머리를 풀가동했다.
전투에는 이겼지만, 분위기가 이래가지고서는 나중에 부대로 복귀했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일러바치겠다고 선언한 저 녀석은 부대 내에서도 또라이로 유명한 관심병사.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처사가 아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에이미의 머리 속에 섬광과도 같은 희망의 빛이 번쩍였다.
이거라면 그럭저럭 괜찮은 답이 될지도 모른다.
"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설명하면 되지 않습니까. 저라고 동료들을 죽일 수 있는 주문을 생각 없이 쏘지는 않는단 말입니다."
저도 모르게 '좋았어'라고 혼자말을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쥔 에이미는 짜증이 묻어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까 제가 마지막에 쓴 주문 말입니다. 그건 대 마족용으로 개발한 주문입니다. 효과는 아까 봤던 대로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특정한 표적을 명중시킨다는 특징이 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범위를 무시할 수 없는 주문이라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서로 검을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는 마음껏 쓰기 힘듭니다."
에이미는 의심의 빛을 거두지 않은 채 자신의 입을 바라보는 동료들을 둘러보며 설명을 계속했다.
"그러니 일단 그 주문을 쓰려면 서로를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지 말입니다. 하지만 검으로 싸우는 마당에, 내가 거리를 벌리면 적이 그만큼 다가오는 형편... 그렇다면 다소 위험한 주문이라도 쏘아서 떨어뜨릴 수밖에 없지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차, 찾아보면 다른 방법도 있었을지 모르잖아..."
약간 기가 죽어 웅얼거리는 병사에게 에이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응수했다.
"일부러 계산한 게 아니고서야 전투에 시간을 끄는 것은 그리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배우지 않으셨습니까? 시간 끌다가 아군에 피해라도 나오면 그 때는 닉 씨가 책임질 수 있으십니까?"
"......"
에이미의 일갈에 드디어 그는 침묵했다. 동료들을 둘러보니 다들 납득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휴우, 그녀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걸로 아마 그녀가 징계를 먹는 일은 없을 터.
"뭐, 아무래도 좋지만... 설명하기 전에 작게 '좋았어'라고 중얼거린 거라든가, 설명하기 전에 궁지에서 빛을 본 듯한 표정을 지은 것은 그냥 못 본 걸로 하기로 하고... 그 녀석 어떻게 할 거냐?"
지나가는 말투로 흘리는 일갈에 에이미가 움찔 하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황을 구경만 하고 있던 병사 하나가 경멸하는 시선과 함께 턱짓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적을 가리켰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숨통을 끊어놔야지. 저 자식 상태를 보아하니 얌전히 끌려갈 것 같지도 않은데."
다른 병사가 뭐 그런 걸로 고민하냐는 듯한 어조로 대꾸했다. 에이미는 그 병사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동료들이 자신을 쳐다보자 에이미는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시는 겁니까?"
"아니, 아무래도 마무리를 제대로 못 지은 것 같으니까... 그 장본인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음. 가능하면 확실히 숨통을 끊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아까 적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물었던 병사가 싱글거리는 얼굴로 나긋나긋 대꾸했다.
이 녀석, 아무래도 아까 따졌던 또라이와는 다른 의미로 함부로 주문을 날린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쪼잔한 녀석 같으니.
하지만 그러한 심정을 겉으로 표현해 낼 수도 없는 노릇. 에이미는 짐짓 태연한 얼굴로 조용히 어깨를 들어올린 뒤,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마족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죽음에 대한 공포로 잔뜩 겁에 질린 마족의 아우성을 무시한 채-
푸슉!
바람이 빠진 듯한 맥 없는 신음소리가 의외로 매서운 기세로 공기를 갈랐다.
힘없이 대지에 고꾸라지는 생명을 피부로 느끼며, 에이미는 인상을 쓴 얼굴을 반대로 돌렸다.
께름칙한 뒷맛이 입가를 맴돈다.
전쟁에 참가한 지 어언 몇 개월이던가.
예상과는 달리 그 동안 치렀던 크고 작은 전투 경험도 그녀를 무신경하게 만들지 못했다.
시체를 보는 것도, 만드는 것도 항상 일말의 망설임이 발을 붙든다.
어차피 결국 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한 순간 주저하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공격 주문으로 날려버린다거나 검을 찔러넣어 숨통을 끊는 데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참수하는 것만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어미가 받은 수모를 자식이 갚는 것이 당연한 이치거늘, 어머니의 원수들을 처단하는데 어째서 주저하는지 에이미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본인의 의지가 약한 것이라며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다.
"저 놈의 자식들이 우릴 공격했다는 건... 아무래도 이쪽 방향이 틀림없는 것 같지?"
"그래. 왕자님께 그대로 보고하면 될 것 같아."
"길을 잘못 들었으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다행이로구만."
적의 목이 완전히 땅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병사들은 한층 안심한 어조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잘했어."
한 병사가 얼굴 가득 미소를 피워올리며 고개를 돌린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에이미의 어깨를 툭 쳤다.
에이미는 아무 말 없이 그 손을 쳐내며, 자신이 모시는 군주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귀환하자는 의미의 수신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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