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를 통한 프린세스 선출제 종료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야도치 집정관으로부터 마지막 퀘스트가 하달되었다.
퀘스트 해결을 위해 간만에 모인 우리들은 겉치레로 서로를 격려하며 퀘스트 수행을 위해 마지막으로 힘을 모으게 되었다.
아마 다른 후보들은 최후에 웃을 행운아가 누구인지, 본인들은 이미 눈치 채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행운을 거머쥘 숙녀가 우리들은 아니란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 캐널 실레닌 오리프의 일기장에서

 


"어떻게 된 일이고 뭐고 거기 쓰여 있는 그대로라네. 자네들이 제대로 본 게 맞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고 성을 방문해, 야도치 집정관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를 전하고 기다리길 수 분, 집정관과 함께 소녀들을 찾아온 대신이 질문에 내뱉은 대답의 첫 마디가 이거였다.
기가 막혀 아무 반박도 못 하고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소녀들을, 대신은 이미 끝난 얘기를 들먹이지 말라는 듯한 태도로 그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이야기는 그로부터 약 보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거냐?! 당장 이름을 대라. 내 찾아가서 혼쭐을 내줄 테니까!"

제비뽑기에서 당첨이 되었다는 이유로 총대를 멨던 실비아는 고함지르기로 억울하다는 의사를 마음껏 피력하는 나무꾼을 눈앞에 두고, 마음속으로 오늘 자신의 운세가 별로였음을 한탄했다.
요사이 벌채소에서 일을 게을리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가서 소문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오라는 퀘스트를 받아, 4명의 프린세스 후보들은 아메바의 늪에 눌러앉아 여행자들을 해하는 괴물을 퇴치하란 전 퀘스트를 해결한 피로를 씻을 틈도 없이 왕실에서 내려준 새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며칠을 꼬박 걸어 벌채소로 향했던 것인데...
누군가 찾아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무꾼들은 자기 할 일들을 하느라 소녀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헛소문일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일단 확인은 해야겠기에 후보들은 제비를 뽑아 나무꾼들에게 이야기를 전할 대표자를 한 명 뽑았고, 재수 없게 걸린 실비아가 지나가던 나무꾼 하나를 잡아 세워 책임자에게 안내받은 뒤 찾아온 목적을 밝혔더니 책임자란 사람은 억울하다며 큰 소리로 푸념을 늘어놓는데, 실비아로선 괜히 제비를 잘못 뽑아서 이런 꼴을 당하게 됐다며 한탄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있을 리가 없는 것.

"그러니까 저... 파업이나 태업 실행은커녕 계획도 하신 적이 없으시다는 거죠?"

실비아는 바로 자기 뒤에 서서 마치 자신들은 관계없다는 듯 딴청을 피우는 일행들을 잠시 쏘아보고, 책임자에게 처음 말을 붙일 때 써먹었던 관용구를 재차 끄집어냈다.

"아, 글쎄. 그렇다니까! 대체 같은 말을 몇 번이나 지껄이게 해야 속이 시원해지겠냐고! 한 번만 더 같은 말을 지껄이게 하면 댁들이 여자건 사자건 간에 흠씬 두들겨 패 줄 테니 그리 알아! 잘 들어. 우린 한 번도 게으름 피운 적 없고, 국가에서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할 뿐이라고. 알겠나?!"

"그, 그건 잘 알겠는데요... 그럼 여기 관리자님 이름으로 소명서를 좀 써주시겠어요? 아무 근거도 없이 말만 듣고 돌아가면 저희 입장이 난처해지거든요..."

"뭣이라고?"

실비아에게 붙들려 열변을 토해내던 나무꾼의 눈이 가늘어졌다.

"대체 왜 우리가 그런 귀찮은 짓을 해야 하지?"

"그래, 열심히 일하는데 찾아와서 훼방 놓는 게 누군데!"

사과를 받아도 모자랄 판에 그딴 걸 지시해?"

"니네가 뭔데 감히 명령질이야?!"

아군들을 확보한 목소리 큰 자를 이길 수 없다는 관용구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상황이 또 있을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탓에 하나 둘 모여든 동료들이 가세함에 따라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진다.
직업과 작업소의 특수성 탓에 소녀들의 주위로 몰려든 나무꾼들은 저마다 도끼며 나이프 등의 무기를 갖고 있었다. 근력을 요하는 일을 하다 보니 체격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곤란한 점은 전원 남자라는 것.
어느 정도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 해도 이러한 상황에서라면 충분히 겁을 먹을 터.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자 납득할 만한 증명을 요구했던 실비아는 진짜 잘못 걸렸구나 싶어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괴물이나 도적단을 퇴치하는 거라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밀어붙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후보들을 윽박지르는 이들은, 태도는 젠장 맞게 건방지고 예의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지만 일단은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이다. 저마다 무기를 들고 있는 탓에 보통 도적보다 훨씬 무서워 보인다는 점은 일단 차치하고서.
실비아는 어떡해야 하느냐는 눈빛으로 팀 내 브레인인 라벤더에게 무언으로 도움을 구했다.
라벤더가 일단 물러났다가 어느 정도 화가 가라앉았을 때 다시 찾아오자는 안을 꺼내려 입을 열려는 순간-
퍼어엉!
느닷없이 요란한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폭발소리에 놀란 새들이 일제히 위로 날아오른다.

"너 지금 뭐하는...!"

"아,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 계속하세요. 요새 주문 외울 일이 없다보니까 답답해서 저도 모르게 그만."

나무꾼들의 쉰 소리를 일축하는 유들유들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허어... 지금 자기 뜻대로 안 따라준다고 협박하는 거요?"

"어머머머. 남을 협박범으로 몰기 전에 자기들 행실이나 돌아보지 그래요? 아니면, 각각 도끼를 든 십 수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여자 넷을 둘러싸고 고함을 질러 공포심을 유발하는 건 협박이 아니라고 할 참인가요?"

갑자기 공격 주문을 날려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물을 끼얹은 자 - 캐널 오리프가 간드러지는 어조로 대꾸했다.

"아까 니네가 뭔데 참견이냐던 멍청이도 있었던 거 같은데, 우린 분명 처음에 신분과 찾아온 목적을 밝혔거든요."

눈앞에서 공격 주문을 확인한 나무꾼들이 잠시 입을 다문 틈을 타 캐널이 턱짓으로 실비아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뭐, 일 방해한단 이유로 내쫓는 건 자윤데요 저흴 어떻게 대하시든 간에 우린 여기서 보고 들은 것 그대로 성에 보고할 거예요. 그러니까 피차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를 조금 배려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책임자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캐널은 자신을 제외한 주변인들이 전부 말을 잃고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빙긋 미소 지으며 국어책 읽는 말투로 딜을 제안했다.
말씨는 정중하고 어투에도 신경을 썼지만 속에 든 내용은 아까 나무꾼들이 보였던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꼴리는 대로 뒤집어엎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니들이 그렇게 나오면 우린 위에다 그대로 꼰지를테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

캐널의 속뜻을 제대로 알아들은 건지, 나무꾼들은 좀 전과 같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빛은 얼굴에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 성에 그대로 보고한다는 협박이 그대로 먹힌 것 같았다.
캐널은 자신에게 꽂히는 20쌍의 눈동자들의 움직임을 태연히 받아넘기며, 자신이 던진 제안의 답변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벌채소의 책임자에게서 직접 받아낸 소명서를 품에 감추고, 벌채소 근처에 사는 백성들을 상대로 벌인 탐문 수사까지 전부 마친 프린세스 후보들은 성 아래 마을로 이어지는 가도로 들어섰다.
아직 해가 떠 있기는 했지만 그들을 감싼 그림자가 서서히 지면을 잠식하는 걸로 봐선 머잖아 날이 저물 것이 틀림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보고와 그 증거를 전송하는 것으로 끝을 냈겠지만...
이번 퀘스트는 소문의 진위여부를 조사하는 것과 유언비어에 대한 해명.
약간의 토론 끝에 직접 성을 방문해 보고하는 것이 제일 나을 것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던 것이다.
해가 지기 전가지 들어갈 수 있을지, 18세가 가까워졌는데 그 때까지 남은 퀘스트는 어떻게 분배될지 등을 이야기하며 길을 재촉하던 그녀들은 마을 입구를 등지고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는 인영을 하나 발견하고 일제히 걸음을 늦췄다.

"우즈? 네가 여기 웬일이야?"

그 인영이 자신을 따라 인간계로 온 요정이라는 걸 확인한 라벤더가 잰걸음으로 우즈에게 다가섰다.
이리저리 빙글빙글 날아다니던 작은 그림자는 자신이 섬기는 아가씨의 목소리를 확인하자마자 그녀의 품으로 득달같이 뛰어들었다.

"아가씨, 큰일 났어요. 진짜진짜 큰일 났어요!"

"진정해 봐. 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건데?"

"3시간 전 쯤에 성에서 온 관리가 마을에 벽보를 붙였는데... 그게...!"

무슨 일인가 싶어 라벤더 곁으로 모여든 소녀들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우즈는 주섬주섬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제복을 입은 관리 몇 명이 제일 먼저 광장에 벽보를 붙였다는 것.
커다란 양피지 두루마리를 몇 개씩이나 가지고 있던 걸로 봐선 광장 말고도 다른 곳에도 벽보들을 붙였을 거라는 것.
벽보를 확인한 사람들을 통해 달려 나간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마을 전체로 퍼졌다는 것.
평범하게 사는 백성들과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제3자의 트러블과 스캔들과 음모론을 즐기는 인간의 심리 때문에 지금 마을에서 전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요란한 손짓 발짓을 첨가해 설명하고 나서야 우즈는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라벤더에게 건네주었다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벽보를 붙인 관리들이 라벤더의 집을 방문해 성에서 온 공문이랍시고 던져놓고 갔으며, 아마 다른 아가씨들의 집에도 같은 공문이 내려갔을 거라는 말을 덧붙인다.
우즈에게서 넘겨받은 양피지 속에는, 프린세스 후보들은 하달 받은 퀘스트를 마치는 대로 서둘러 귀가하여 공문을 확인하고, 확인 후 즉시 성을 방문하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의 뒤에서 양피지를 훔쳐보는 시선들을 애써 무시하면서 라벤더는 활자로 찍어낸 것처럼 정갈한 글씨들을 쫓아 내려갔다. 프린세스 후보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는 뻔 한 멘트를 지나 마침내 우즈가 그렇게 유난을 떨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 이르자...

"......"

양피지 속에 숨어 있는 진의를 파악한 라벤더의 얼굴이 점점 빛을 일었다.
입을 다문 채 부들부들 떠는 그녀의 손아귀 속에서 양피지를 낚아챈 다렐르가 큰 소리로 공문을 읽어 내려갔고...
골자 부분에 이르자 다렐르의 얼굴 역시 흙빛으로 변하고 말았다.
우즈가 라벤더의 어깨에 앉아 이제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소녀들의 눈치를 살피길 수 분-

"...가자."

다렐르가 양피지를 덥석 구기며 무미건조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어차피 보고하러 가는 길이었잖아. 공문에서도 친히 방문하라고 씌어 있고. 그러니까 일단 가자. 가서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보자고."

 

"어떻게 된 일이고 뭐고 거기 쓰여 있는 그대로라네. 자네들이 제대로 본 게 맞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고 성을 방문해, 야도치 집정관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를 전하고 기다리길 수 분, 집정관과 함께 소녀들을 찾아온 대신이 질문에 내뱉은 대답의 첫 마디가 이거였다.
기가 막혀 아무 반박도 못 하고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소녀들을, 대신은 이미 끝난 얘기를 들먹이지 말라는 듯한 태도로 그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프린세스 후보임을 증명하는 펜던트를 내보임으로써, 그들은 손쉽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갑자기 하달된 그 공문은 대체 뭔지, 내용은 자신들이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서두를 어떻게 꺼내야 무례한 언사란 호통을 듣지 않으며 항의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있자니-
그다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린세스 후보들을 내세우는데 있어 직접적인 발언을 꺼냈던 대신이 집정관 야도치를 대동하고 후보들을 방문한 것은, 붉은 눈물을 흩날리는 태양의 잔재가 아직 서족에 걸려 있을 때였으니까.
겉치레에 불과한 안부 인사조차도 건네지 않은 채 대신은 공문을 숙지하고 찾아온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대신의 질문을 긍정하는 걸 시작으로 하여, 넷 중에서 가장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라벤더가 프린세스 후보들을 대표하여,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가슴을 억누르며 하달된 공문의 골자를 읊조리고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항의하자, 대신이 '뭘 이제 와서'라는 표정을 여실히 드러낸 채로 분노를 감추고 설명을 요구하는 전(前) 프린세스 후보들에게 그렇게 선언했던 것이다.

"그럼... 저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누군가가 물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금방이라도 차오를 것 같은 뜨거운 액체가 넘실거리는 눈을 하고서.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되나? 공문에 적혀 있는 그대로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 몰라서 묻는 겐가? 아니면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못 알아들은 척 하는 겐가?"

대신이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자네들이 글자도 못 읽는 바보는 아니니, 내용은 전부 숙지했다고 생각하네. 아무래도 이해 못한 척 넘어가려는 수작들인 거 같은데. 내 이 자리에서 폐하를 대신에 확실히 말해주도록 함세. 어명에 따라 이 시간 이후로 8년간 진행했던 프린세스 후보제를 폐지하고, 이에 따라 프린세스 후보들의 자격 또한 같이 박탈하게 되었네. 공석이 된 프린세스 자리는 왕실의 기존 관례대로 귀족 영양이나 타국의 공주를 앉히기로 결정됐고."

대신은 전 프린세스 후보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다만 8년 간 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움직여 준 그대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니, 그 점을 고려하여 보통 평민들은 꿈도 꿀 수 없을 만한 사례를 내리도록 할 것이네. 이는 왕자 전하의 제안으로 결정된 것이니, 왕자님의 따뜻한 은총에 감사하도록. 야도치!"

공문의 골자만을 추려 다시 읊어준 대신은 자신의 뒤에 충실히 서 있던 집정관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그것을 신호로 앞으로 걸어 나온 집정관은 작은 상자를 들고 프린세스 후보들에게 다가왔다.

"여러분들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였으니, 일전에 폐하께서 하사하셨던 증표를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펜던트를 반납하도록 하십시오. 좋게 말할 때 따르는 것이 좋겠지요."

얼어붙어 있는 후보들의 심정을 간파한 집정관이 지금 취하려는 조치는 어명에 의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말투는 정중하고 예의발랐지만 그 안에 들어간 의지는 얼음보다도 차가웠고, 오로지 국법과 명령에만 따르겠다는, 강철과도 같은 단단함이 숨어 있었다.
만약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면... 국법이라는 합당한 이유를 들어 제일 간단하고 손쉬운 조치를 취할 테지.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대신보다도 집정관의 기계와도 같은 사무적인 태도가 더욱 직접적인 공포로 다가온다.
결국.
누가 먼저 이 부당한 명령에 굴복한 것인가, 를 두고 소녀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과연 누가 제일 먼저 8년 간 품었던 이상을 저버리고 가련한 목숨을 부지할 것인가.
그렇게 소녀들이 누가 먼저 앞으로 나설 것인지 서로의 기색을 살피고 있을 때...
한 소녀가 거칠게 끌러낸 펜던트를 들고 집정관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